보수적인 백업시장의 변화

가상화·클라우드 환경 확대

최근 IT 환경은 클라우드를 비롯한 가상화 환경으로 점차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유닉스 시스템에 선호도가 높지만, 점차 x86 시스템으로의 다운사이징이 이뤄지면서 가상머신(VM)에 데이터베이스(DB)를 올려 활용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그동안 중요도가 떨어지는 업무에 대해서만 가상화를 이용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들이 등장하고 있다.

  • 1물리 서버 환경이 가상환경으로 변화하면서 기존 SAN을 통한 백업 방식은 점차 감소하는 상황
  • 2가상환경이 되면서 네트워크를 통한 백업을 수행하기 위해 네트워크의 성능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대역을 최대한 줄이는 기술의 발전 과 네트워크 성능 급속히 발달

국내 IT 환경의 또 다른 변화로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워크로드를 이전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온프레미스(On-Premise) IT 환경은 점차 또는 이미 클라우드로 변화했고, 이를 위해 백업도 변화하고 있다. 많은 사용자들은 현재 구성됐거나 구성하는 부분의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 클라우드에서 클라우드, 그리고 클라우드 내에서의 데이터 보호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저장 방식도 인기

기업들이 온프레미스에서의 데이터 증가를 스토리지의 직접 백업 기능으로 개선했다면, 장기 데이터에 대한 축적된 데이터를 저비용·대용량의 오브젝트 스토리지로 저장하는 방안도 도입하고 있다. 이는 실제 운영 백업 스토리지의 공간 효율성과 장기 보관 데이터를 테이프(Tape)로 백업 후 소산 장소로 이동해 보관하는 등의 과정을 줄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현재 또는 향후 지속 사용에 대한 지속적인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 비용 및 향후 장기 데이터 복구 시 물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안정성까지 보장한다. 또한 오브젝트 스토리지는 데이터의 장기 보관뿐만 아니라 다양한 저장방식을 지원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환경 구축에 있어 편리함을 제공한다

이 같은 장점으로 인해 일부 고객들은 백업 전용 하드웨어인 VTL이나 PBBA를 오브젝트 스토리지로 대체하려는 고민들도 하고 있다. 실제로 한 제조 대기업은 기존에 사용하던 VTL을 오브젝트 스토리지로 전면 교체한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브젝트 스토리지가 복구목표시점(RPO)이나 복구목표시간(RTO)을 고려해야 한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들은 별도의 백업 시스템 구축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일부 고객들은 클라우드는 각 리전별로 데이터 복제가 가능하며, 특정 지역의 데이터센터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어 백업이 필요 없다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물론 별도의 백업 시스템 구축비용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도 기업들이 이 같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복제와 백업은 기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복제는 실시간 온라인성의 개념이며, 백업은 시점 개념으로 봐야 한다. 가령 사용자의 실수로 특정 파일이 지워졌을 때 백업이 돼 있지 않다면 해당 파일은 복구할 수 없다. 실시간 복제 시 해당 파일이 없는 상태로 이뤄지기 때이다. 하지만 백업이 돼 있었다면 파일을 실수로 지우기 전 백업 데이터를 불러와 다시 복구가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인해 실시간 복제는 결과적으로 백업을 대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가시성 확보 노력 증대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GDPR) 등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늘어나면서 백업 데이터에 대한 가시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정보를 포함한 수많은 데이터 관리 시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이러한 데이터가 존재하는 백업 데이터, 이메일, DB, 애플리케이션 등을 GDPR 규정에 맞게 구성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데이터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적인 경험을 제공해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 같은 가시성을 바탕으로 어떠한 데이터를 보존할 것인지, 또는 마이그레이션하거나 삭제할 것인지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백업 업계에도 부는 ‘소프트웨어 정의’ 바람…AI·빅데이터 등 신 기능도 접목

최근 IT 인프라 업계에서의 화두는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Defined)다. 인프라의 중심이 더 이상 하드웨어에 있지 않고 소프트웨어 위주로 전략이 재편되는 소프트웨어 정의는 백업 업계라고 해서 지나쳐 가지 않았다.
그동안 백업 시장은 백업 시장은 백업 솔루션과 전용장비가 결합된 어플라이언스 제품이 주를 이뤘으며, 이로 인해 백업 솔루션은 비싸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정의 기술이 도입되면서 백업 소프트웨어만으로 범용 서버나 스토리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됐고, 그로 인해 벤더 종속성 탈피와 솔루션 도입비용 및 관리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는 효과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컴볼트(Comvault)와 빔 소프트웨어(Veeam Software) 등 백업 소프트웨어 솔루션만 보유하고 있는 시장 후발주자들에 의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범용 시스템과의 자유로운 결합과 더불어 백업의 다양한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컴볼트는 고속 데이터 백업 기능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백업은 스트리밍을 통해 백업 저장장치에 데이터를 몽땅 부어넣는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이렇게 될 경우 업무 서버 리소스 사용에 따른 업무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기업들은 고성능 하드웨어를 도입하는 것으로 이 같은 현상을 줄이려 하지만, 컴볼트는 업무용 서버 리소스를 쓰지 않게끔 하는 방향으로 스토리지 스냅과 연계한 고속 백업을 제안한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스냅과 별도 저장소를 동시 활용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업무 서버 리소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고속 백업이 가능하며, 복구 시에도 가장 낮은 레벨에서의 복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VTL, 클라우드 등 종류에 상관없이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GUI 기반의 손쉬운 접근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빔 소프트웨어는 가상화 및 클라우드 환경의 백업 지원 이외에도 백업 데이터를 수요가 있을 경우 언제든지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백업 과정에서 중복제거 등이 일어나며, 이는 기존 데이터와는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다시 변환이 필요하지만, 빔 소프트웨어는 별도 변환 과정 없이 바로 데이터를 활용하게끔 지원한다.

이를 통해 개발이나 테스트 환경에서 언제든 백업 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 운영 서버의 데이터를 이용해 개발 또는 테스트를 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으며, 불과 5분 전 운영 환경의 데이터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백업한 데이터를 실제 운영 서버에 올리지 않고도 백업 구축이 잘 됐는지 검증이 가능하기에 기업이 별도의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게끔 돕는 역할도 한다. 과거 시중은행에서 백업된 데이터 복구가 잘 되지 않았던 사례가 발생하면서 금융권에서는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우가 늘어났으나, 이를 하지 않고도 백업 데이터의 검증이 가능해져 별도 시스템 구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제공한다.
 

점차 변하는 시장…쉽고 저렴한 데이터 보호 주목
IT 인프라 중에서도 백업은 가장 보수적인 분야였다. 한 번 도입된 백업 솔루션을 바꾸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도 썩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분야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시장 분위기가 점차 바뀌고 있다. 고객이 먼저 나서서 새로운 트렌드를 쫓아가려 하면서 백업 시장도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존 시장 강자들은 신기술 지원을 확대하며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려 노력하고 하고 있으며, 신흥 세력들은 시장 변화 흐름에 따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이터 보호 환경이 어렵고 복잡하던 것에서 단순한 것으로, 비싼 것에서 저렴한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변하면서 점차 쉽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데이터 보호 환경이 각광받고 있다. 이는 백업뿐만 아니라 IT가 전반적으로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벤더라면 백업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윤현기 기자 y1333@dat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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